산불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다가왔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등 봄철의 기상 현상이 산불 발생을 부추기는 때다. 현재 정부는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한 단계 올리고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봄철에는 작은 불씨만으로도 수 분 내에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에도 지나가던 차량에서 던진 담뱃불로 인해 순식간에 인근 야산으로 불이 번졌다. 또한 농촌지역에서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논과 밭두렁을 태우거나 영농 부산물 쓰레기를 소각하는 일이 습관처럼 이루어지고 있어 산불 위험성이 매우 크다. 작은 불티라도 바람을 타고 낙엽이나 나무에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엊그제 광주에서 발생한 산불도 인근 밭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던 중 불씨가 산으로 번져 발생했다. 바로 집 앞의 산에서 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3월 중순인 현재 크고 작은 산불이 벌써 48건이나 발생해 산림 2.3ha가 불에 탔다. 그중 13건이 영농 부산물이나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 10년간 평균만 보아도 산불 4건 중 1건이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발생해 논·밭두렁 태우기나 각종 쓰레기 소각이 산불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몇 년 묵은 풀을 태우지 않으면 씨가 떨어져서 계속 나고 해충 퇴치에 좋기 때문에 태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논·밭두렁 태우기는 해충 퇴치 효과보다 농사에 이로운 곤충에 피해를 준다는 전문가 견해가 있어 통상적인 생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산림청은 고춧대와 깻대와 같은 영농 부산물을 소각하지 말고 파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점차 기온이 올라가고 나무나 낙엽들이 바짝 말라 있는 매우 건조한 상태여서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산에 갈 때 인화물질 금지는 절대로 지켜야 한다. 등산객이 라이터를 소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조건이다. 자기 집 앞·뒷산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늘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상기후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대형 산불이 더욱 자주 발생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산불이 진화되지 않고 수개월씩 지속돼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산불 빈도나 규모가 매년 더 커지고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형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할 것에 대비해 진화헬기와 소방차 등 소방장비와 인력충원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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