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지구상에 처음으로 생명체가 태어난 곳은 물이다.

물은 또한 인간이 문명을 발달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고, 마을이 생기고, 문명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세계 4대 문명도 모두 수자원이 풍부한 강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대한민국의 서울 역시 한강을 끼고 있다. 6·25 전쟁 이후 이루어진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일컫는 ‘한강의 기적’이란 말이 생겨났을 만큼 우리나라도 한강과 더불어 급속도로 발전했다. 5천만 대한민국 인구의 생명과 문명을 책임지는 한강 상수원이 바로 광주시다. 시 전역이 자연보전권역이면서 팔당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되어, 경기도 31개 지자체 중 물환경 규제를 가장 많이 받은 덕분이다.

지자체장으로서 수도권 인구의 수질 담보와 광주시민들의 규제로 인한 불편함 사이에서 균형 있는 수질 정책을 늘 고심한다. 제32회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의 영향력에 대해 강조하고 싶다.

물은 평화를 만들기도 하고, 갈등을 촉발하기도 한다.

물이 부족하거나 오염된 경우, 또는 불평등한 물공급이 이루어지면, 지역사회와 국가 간에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여기에 기후 변화의 영향이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힘을 합쳐야 할 필요성도 절실해지고 있다.

즉, 공중위생과 식량 및 에너지 시스템, 경제적 생산성과 국가의 번영, 환경 보전 모두가 균형을 이루고 관리될 때만 물을 통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안정화 동력이자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UN은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먹는 물이 부족해지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1995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기념행사를 지속해서 개최하고 있다.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가 ‘Leveraging Water for Peace’다. 물을 활용한 평화를 위해 광주시 역시, 경안천 클린데이 행사를 비롯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물행사를 통해 물과 평화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뿐만 아니라 광주시는 전국 최초로 생활지리 웹포털 서비스를 통해 ‘하수처리 구역’ 정보를 제공한다. 광주시는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등 6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건축행위나 각종 개발 사업 추진 때 하수처리구역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기존에 하수처리구역 관련 정보를 확인하려면 개별적으로 하수과에 문의했다. 앞으로는 광주시 웹 포털시스템을 활용해 하수처리구역과 예정지를 지도 기반의 시스템에서 누구나 쉽고 빠르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세심한 행정 서비스를 통해 앞장서는 수질 정책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 물은 평화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광주, 이천, 여주, 양평, 가평, 하남 등 한강 유역 6개 지자체는 국회의원, 지방의원, 전문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정책협의체인 ‘한강사랑포럼’을 결성했다. 한강수계 지역의 균형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필자는 공동회장으로 5회차 회의에 임했다. 물거버넌스를 통해 규제와 개발 제한에 갇힌 지역민들을 위한 생산적 논의와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강사랑포럼에 속한 한강 유역 도시들도 각 시의 재원을 상수 관련 예산에 책정하여 수도권 수질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시민들 또한 각종 수질 규제로 인한 일상의 불편함을 50년 넘게 감내해 왔다.

앞서 살펴봤듯, 물은 단순한 자연 자원을 넘어서 평화와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세계 물의 날, 시민 삶의 질 향상을 통한 우리 시의 번영과 환경 보전, 깨끗한 물과 개발이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현명하게 풀어나감으로써 시민의 안녕과 평화, 나아가 세계적인 환경 평화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고심은 계속될 것이다.

방세환 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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