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도 어김없이 ‘폴리널리스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폴리널리스트(Polinalist)란 정치권 진출을 시도하는 언론인을 뜻한다. 정치를 의미하는 영단어 폴리틱스(Politics)와 언론인을 일컫는 저널리스트(Journalist)의 복합어다.

그러나 이 말은 국내에서만 쓰이고, 영미권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 유능하다던 챗GPT에 물어봐도 "특정 분야에 특화된 용어일 수도 있고, 제가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를 한 이후에 등장한 신조어일 수도 있다"며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챗GPT가 만들어진 미국에서는 언론인이 정치에 진출하는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언론인의 정치 참여가 불법은 아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일 90일 전에만 사직하면 된다. 문제는 남겨진 언론인에 대한 인식이다.

시민의 신뢰는 언론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인이 특정 정당에 들어가는 모습이 비춰질 때마다 시민들의 머릿속엔 ‘정언유착’이란 단어가 상기된다. 언론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트리는 셈이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좌표찍기가 일상화된 지금, ‘기자’라고 소개하면 따가운 시선부터 느껴지는 분위기다. 과거 목숨을 걸며 바른말 하던 언론인은 사라지고, 나팔수 역할만 하는 ‘기레기’만 남았다는 비판도 익숙하다. 이런 상황에도 폴리널리스트들은 거리낌없이 기자 출신, 앵커 출신을 강조하며 유세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인천에서는 5명의 폴리널리스트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들이 출마하는 선거구는 인천 선거구 14곳 중 35%인 5곳에 달한다.

어떤 이상을 갖고 정치에 나서게 됐는지, 본인이 아닌 이상 그 의중을 알 방법은 없다. 이들 또한 국익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다만, 어떤 정치를 하든 열악한 처우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언론인들의 사명감에 먹칠을 하는 정치는 보여주지 않길 바란다.


전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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