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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과 개막전서 선발등판한 KT위즈 쿠에바스. 사진=KT위즈
·프로야구 KT의 ‘봄 징크스’는 2024시즌에도 찾아왔다.

KT는 최근 수년간 시즌 초반 부진을 보인뒤 중반부터 순위경쟁을 본격화하며 선두권에 오르는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다.

주전들의 잇달은 부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20년 KT는 시즌 초반 11경기에서 2승 9패의 참담한 성적을 거뒀지만, 무서운 기세로 성적을 만회하며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1년에도 개막 후 7경기에선 2승 5패로 부진했고, 정규시즌 4위에 오른 2022년엔 개막 후 11경기에서 2승 9패를 거뒀다.

지난해의 상황은 더 나빴다.

KT는 시즌 초반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6월 6일까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무섭게 반등하면서 정규시즌 2위에 올라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T의 초반 부진은 올해도 여지없이 계속되고 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KT는 지난 23일 삼성과 개막전에서 ‘삼성의 천적’이라 불리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 투입하고도 2-6으로 패했고, 다음날 삼성전에도 마운드가 무너지며 8-11로 무릎을 꿇었다.

26일 두산전에선 좌완 선발 웨스 벤자민이 출격했으나 시소게임 끝에 5-8로 패해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KT의 올 시즌 부진은 부상 때문이 아니고 선수들의 실전 감각 문제 때문이다.

특히 타선이 그렇다. 주전 3루수 황재균과 테이블세터 김민혁은 개막 후 단 1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고, 김상수(0.091), 장성우(0.182), 박병호(0.200), 강백호(0.214) 등 주축 타자들도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주전 2루수로 낙점된 천성호와 톱타자 배정대는 각각 3경기에서 타율 0.667, 0.583을 기록하며 KBO리그 타율 1,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중심 타선이 부진해 두 선수의 활약이 매번 무위로 끝나고 있다.

여기에 KT의 최대 강점인 불펜에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마무리 투수 박영현과 필승조 이상동, 스페셜리스트 주권 등 주축 불펜 투수들이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개막 후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2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KT는 무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 초반만 그런게 아니고 최근 수년 동안 부진에 인내하며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을 기다렸고,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정상궤도에 올라온 뒤 대추격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강철 KT감독은 지난 26일 "우리 팀엔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서 무리하면 안 된다"며 "많은 선수가 약간 늦게 시동이 걸리는 편인데, 조금 기다리면 자신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창원기자 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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