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안정적으로 운영 중"
교사노조 "업무 과중 현실화돼"
학부모 "학원 대체하긴 힘들어"

인천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돼가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교육청과 교사노조의 평가가 엇갈렸다.

시교육청 측은 인천형 늘봄모델학교에 대해 기대만큼 우려가 컸지만, 큰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안전한 학교공간에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하는 종합적 교육프로그램이다.

인천에서는 현재 60개 초등학교에서 1학년을 대상으로 인천형 늘봄모델학교를 운영 중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체 늘봄모델학교 초등 1학년생 5천366명 중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1천560명으로 전체 학생 중 29%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돌봄교실과 수익자 부담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는 학생까지 포함하면 4천9명으로 74.7%가량의 학생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 미추홀구의 숭의초등학교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무료로 아이를 맡아 주는 프로그램은 육아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아직 학원을 대체하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늘봄학교도 육아에 도움이 되는 정책 같다"고 했다.

하지만 교사노조를 중심으로는 늘봄학교 업무에 교사가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결국 현실화됐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일부 교사가 늘봄 행정업무를 맡으며 격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늘봄학교 시행에 앞서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밀어붙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질의 늘봄학교 전담 인력을 제공해야 했지만, 채용 과정이 지난 2월 개학을 앞두고 진행되면서 업무 경험이 부족한 인력들이 배치됐다"며 "교사들의 협조 없이는 늘봄학교가 돌아가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교사노조 측과 협의를 통해 늘봄학교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확한 평가는 추후에 진행할 예정이지만 늘봄학교 프로그램 질과 관련된 학생, 학부모 쪽의 민원·불만 사항은 잘 관리되고 있다"며 "앞으로 확대 운영될 늘봄학교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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