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줄이고 실무인재 선호현상
작년 500대 기업 대졸 신규입사자
25/7% '중고신입'… 1년새 3.6%p↑
고연봉·워라벨 찾는 구직자도 관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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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지자체 산하기관의 4년차 직원인 A씨는 최근 서울에 위치한 다른 회사의 신규채용에 응시해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동안 다닌 곳과 전혀 다른 일을 하는 회사인데다 모집분야도 자신의 경력과 달랐지만 A씨는 경력을 과감히 포기하고 신입 사원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에 대해 A씨는 "신입사원이 되지만 오히려 지금보다 연봉은 높다"며 "지금 회사는 승진도 기대하기 어렵고, 연봉도 천천히 올라 경력을 포기하는게 낫다"고 설명했다.

최근 취업시장에 A씨와 같은 ‘중고 신입’이 늘어나고 있다.

‘중고 신입’은 기업의 채용 분야와 다른 경력을 가졌음에도 신규 채용에 응시해 합격한 사람을 부르는 말로, 현대의 직장인들은 여러 이유로 ‘중고 신입’의 길을 택한다.

A씨처럼 연봉을 높이거나 새로운 분야에 대한 경력을 쌓고 싶어 이직을 선택하고, 반대로 최근의 트렌드인 ‘워라밸’이 있는 삶을 위해 연봉을 깎아 이직하기도 한다.

또한 개인 또는 집안 사정으로 인해 자격증 등 취업 준비에 ‘올인’하기 어려울 경우 계약직으로 여러 회사를 옮겨다니며 실무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정규직에 도전하는 ‘이직 테크’를 타기도 한다.

이같이 점차 ‘평생 직장’의 개념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라지고, 이직에 대한 인식이 변한데다 기업의 중고 신입 선호가 더해지며 채용시장에 중고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고신입의 경우 직무와 관련없는 경력이어도 회사 생활 자체에 대한 경험이 있고, 업무에 필요한 기본 기술들을 갖춘 경우가 많아 기업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28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123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 동향·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대졸 신규 입사자 중 ‘중고 신입'은 전년보다 3.6%p 늘어난 25.7%였다.

한경협은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신입사원 교육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업무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올해도 비슷한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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