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추천위원회 사장후보 3명 모두 '부적격' 판정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장인 고양 킨텍스의 3대 주주의 경영권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인사 추천위원회를 통과한 3명의 사장 후보가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는 ‘막장’이 연출됐다.

특히 ‘관피아’ 논란까지 불거진 신임 사장 인선 과정에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출신 전문 경영인이 굴욕을 당하며 고사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으로 알려져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10일 경기도와 고양시 등에 따르면 킨텍스는 지난 9일 주주총회를 열어 지난 5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3명의 후보를 모두 ‘부적격’ 판정하고 공모를 무효화했다. 주총에는 킨텍스 3대 주주인 고양시, 경기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참석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주총에서 적격자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면서 “오는 13일 사장 추천원회를 다시 열어 재공모 안건을 논의키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킨텍스는 지난 5월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 절차를 진행했고, 8명이 지원했다.

사장추천위원회는 1차 서류, 2차 면접심사를 거쳐 1순위에 LG전자 사장 출신 G씨, 2순위에 코트라 부사장 출신 P씨, 3순위에 코엑스 사장 출신 H씨 3명으로 압축해 이사회에 상정했고, 3대 주주는 주총을 열어 신임 사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킨텍스는 2005년 개장이후 임원 4명중 사장과 마케팅본부장 2명은 코트라, 관리본부장은 경기도, 감사는 고양시 몫으로 분류해 놓고 관례를 지켜왔다.

코트라 출신의 사장 독식에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2011년부터는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를 추천하는 것을 제도화했지만 2순위로 추천됐던 전임 사장이 주총을 통과하면서 뿌리깊은 관행를 깨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신임 사장 선임을 앞두고 킨텍스 내부에서 코트라 파벌 논란이 불거지면서 경기도는 고양시의 협조를 받아 사장 추천위가 1순위를 추천한 G씨를 강력하게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맞선 코트라는 정부를 끌어들이고, 외부 인사까지 동원해 남경필 경기지사를 압박하면서 P씨 선임을 밀어붙였고, 그 결과 사장추천위가 추천한 후보자 3명이 모두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킨텍스의 한 관계자는 “경기도와 코트라가 각각 밀었던 인사들이 표면화되고 양 기관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자 누구로 결정되든 서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주총에서)적격자가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 같다 ”며 “조직화합과 그동안 언론에 비춰졌던 여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인사가 사장으로 선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적임자가 없는 것으로 3대 주주가 판단한 것”이라며 “우리 시의 입장은 킨텍스를 잘 이끌어줄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사로 결정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허일현·김만구기자/hur20027@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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