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종 이삭애견훈련소 대표가 16일 오후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자신의 훈련소에서 상근이(그레이트 피레니즈 종) 아빠로서의 삶과 애견을 다루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정선기자

최근 반려동물 학대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동영상이나 사진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다.

반려동물은 누군가에는 가족, 친구를 대신하는 삶의 동반자로 인식되지만 누군가에는 학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

현재 우리나라 애견인구는 1천만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버려지는 반려견은 한해 6만마리가 넘어선다는 통계다.

참 아이러니 한 현상이다.

이웅종 이삭애견훈련소 대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책임에 대한 부재’를 꼽았다.

반려동물 문화를 올바르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견주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힘쓰고 있다. 나아가 반려견을 매개로 한 치료프로그램을 개발해 현대적·사회정질병을 해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애견 대통령

이 대표은 애견 대통령으로 통한다. 그는 ‘상근이 아빠’는 물론 동물행동교정훈련사로 잘 알려져 있다. 동물행동교정훈련사란 훈련과 예절교육을 통해 반려동물이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말한다.

“반련동물의 훈련영역은 상당히 방대합니다. 가정견, 경비견, 특수목적견, 치료견, 경찰견, 마약탐지견 등 세분화 돼 있습니다. 저는 반려견의 행동을 교정하는 훈련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찾아 그것을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게끔 교정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는 반려동물에 대한 교육훈련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교육훈련을 시켜줬을 때 사람하고 함께 생활하는데 큰 문제점이 되지 않고 올바르게 그 문화를 형성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예절교육이 철저하게 진행되면 이웃간의 갈들이 줄어들거든요.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이웃간의 갈등입니다.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게끔 교육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동물행동교정 말고도 반려동물 문화는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각종 문화행사를 를 올바르게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하고 있다. 특히 동물을 매개로 ‘애니멀힐링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애니멀힐링프로그램은 동물을 매개로 현대적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트레스와 우울증, 고독 등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질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게임중독에 시달리는 청소년이 12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동물매개치료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현대적 질병에 대한 치유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울증, 조울증, 폭력성, 치매 등 질병을 약물치료받기 전에 동물과의 친화를 통해 정서와 감정의 변화를 주어 완화시키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도 동물매개치료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둔 사례가 많이 있죠. 특히 애니멀힐링프로그램은 유기견을 이용합니다. 사람에게 버려진 유기견을 매개치료에 쓰일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것이죠. 사람에게 상처받은 유기견이 훈련을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사람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것이죠.

또 올해는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제1회 ‘세계 반려동물 축제(WORLD PET FESTIVAI)’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반려가족과 일반인들이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세계적 문화축제의 장으로, 반려동물 가족 1천만 시대를 맞아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정착과 반려문화 활성화, 창조문화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습니다. 축제는 애니멀힐링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이봉주와 함께하는 반려동물 마라톤대회, 반려동물 스마트사진&동영상 콘테스트, 생명존중 어린이 사생대회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별빛콘서트, 목은정페션쇼&작품경매전(기부행사), 스타팬싸인회, 한류액션 무술시범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웅종 이삭애견훈련 대표가 제로(셰퍼드 종)와 함께 훈련장에서 멋진 애견훈련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정선기자

#성숙한 반려문화를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백억대의 재산을 반련동물에 상속하는 사람들도 있다. 견주와 반려견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무엇일까.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거나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동물에 화풀이를 하게 되는 것이죠, 한 기관의 연구결과에 보면 부모를 학대하거나, 살인하기 전의 초기 징조가 동물을 죽이는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생명의 존엄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이와 반대로 반려동물과 가족, 자식을 넘어서 끈끈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관계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반려동물이 주는 의미라는 것은 단순히 개가 아닙니다. 가족이고 동반자인 것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입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았으면 책임을 지고 죽을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죠.”

그는 사람과 반려동물과의 관계에 있어 책임을 가장 중요하게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이미 버려지는 유기견이 6만마리가 넘어섰고, 심지어 지난 휴가철에는 휴가지 버려진 개들이 늘고 있다는 웃지못할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반려동물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반려동물 수가 늘어나는 만큼 버려지는 유기견도 해가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안락사에 드는 비용만 연간 100억원이죠. 이런 것들이 바로 책임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점 들입니다.”

그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는 개개인의 문제점도 있지만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법이 개정돼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하죠. 애견인구가 급속도록 성장하고 있지만 동물복지나 정책들은 전혀 나오고 있지 않아요. 또 지난해부터 ‘반려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등록률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죠. 이런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반려동물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반려견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럽게 짖음도 사라지고 사람에 대한 공격 성향이라든지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이 공간에 출입하는 반려견을 등록하면 자연스럽게 데이터가 구축되고, 이 공간을 활용해 반려동물에 관련된 에티켓·예절교육 등을 진행하면 이웃간의 분쟁도 해결되는 겁니다.”



#제2의 상근이를 위해

그에게 있어 상근이는 특별한 존재다.

“상근이는 어렸을때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인연을 맺게됐습니다. 원래 견주가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서 제가 맡아 키우게 됐죠. 그때부터 상근이는 동물매개치료 훈련견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유치원에서 함께 놀아주는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상근이가 워낙 하얗고 크다보니 아이들이 좋아했죠. 이후 이왕이면 더 좋은 일을 해보고자 독거노인, 고아원, 양로원을 찾아다니며 순회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공연을 하다보니 방송을 타게 됐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상근이가 동물매개치료의 마스코트가 된 것이죠.”

상근이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변화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 또 교육훈련에 대한 필요성을 가져왔다.

“상근이를 통해 반려동물 문화가 많이 발전됐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상근이가 죽었을때 블로그와 카페 방문자수가 150만명이 넘었습니다. 그만큼 상근이가 미친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기몰이가 아닌 다양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셨을 것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지금 제2의 상근이를 훈련시키고 있다.

“지금 상근이의 아들 ‘호야’가 상근이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동물매개치료견으로 활동하며 저와함께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는 호야와 함께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동물힐링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준비단계 입니다. 제 꿈이기도 하죠.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의사, 상담사, 전문치료사, 자원봉사자 등 수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합니다. 이들과 매개치료견이 함께 현대적 질병과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싶습니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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