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인천 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수영 200m 결승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박태환(인천시청)이 은메달을 획득한 중국 쑨양에게 축하하고 있다. 특별취재단

“좋은 경기를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박태환(25·인천시청)은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경영 200m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아쉬움이 남는 듯 허공을 자주 쳐다봤다. 예상을 뒤엎고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20)에게 금메달을 내준 박태환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주특기였던 막판 스퍼트 부족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문학박태환수영장 첫 금메달을 내준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환은 “메달 색깔보다 기록이 더 아쉽다”며 “홈경기가 약간은 부담도 됐고, 경기막판 조금 힘들었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박태환이 이날 세운 1분45초85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자유형 200m 우승기록 1분44초80에 1초 이상 뒤진 것으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박태환은 이날 오전 예선에서 전체 4위로 결선 6번 레인을 배정받았고, 결선 스타트 반응속도 역시 0.64로 나쁘지 않았다. 초반 50m는 1위로 통과했지만 100m 지점 부터 쑨양(23)에게 따라잡혔으며 내내 근소한 차이로 뒤지다가 막판 폭발적 스피드를 낸 하기노 고스케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박태환은 “마지막 25m에서 (지쳐)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았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당초 박태환은 자유형 400m보다 200m에서 내심 더 금메달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마이클 볼 코치와 스피드 강화 훈련에 집중했던 것도 200m 금메달을 노린 전략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쑨양에게 작전의 포커스가 맞춰진 것도 패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메달을 딴 하기노 고스케는 열아홉살이던 지난해 제15회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개인혼형 200m에서 은메달,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등 일본에서 최고 기대주로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박태환도 쑨양도 하기노 고스케의 막판 스퍼트를 예상 못한 듯 금을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박태환은 “아직 경기가 남았다”며 22일 남자 계영 800m와 23일 자유형 400m 등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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