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k급 결승에서 김잔디가 일본 야마모토 안주에게 누르기 한판패를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4년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김잔디(양주시청)가 꿈에 그리던 금메달 획득에 또 한 번 실패했다.

김잔디(세계랭킹 35위)는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여자 유도 57㎏급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모토 안주(세계랭킹 11위)에게 곁누르기 한판으로 물러났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도 은메달에서 멈춰 섰던 김잔디는 4년 만에 다시 아시아 정상 도전에 나섰지만 2회 연속 일본의 벽에 막히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1회전부터 모함마드 타헤르(아프가니스탄)를 허벅다리걸기 한판으로 시원하게 넘어뜨린 김잔디는 2회전(8강)에서 중국의 저우잉을 맞아 경기 시작 1분 30초 만에 뒤허리안아메치기로 한판을 따내고 4강에 올랐다.

김잔디는 4강 상대인 강호 도르즈수렌 수미야(몽골·세계랭킹 9위)를 맞아 경기시작 2분23초 만에 벼락같은 허리채기로 한판을 따내며 3연속 한판승를 거두고 ‘금빛 메치기’를 향해 질주했다.

특히 도르즈수렌은 역대 전적에서 3승4패로 끌려갔지만 이날 시원한 한판승으로동률을 이루면서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김잔디의 마지막 상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상대전적 2패만 기록한 라이벌 야마모토였다.

의욕적으로 나선 김잔디는 경기 종료 2분35초를 남기고 야마모토의 누르기 기술에 걸려들었고, 끝내 곁누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4년전 광저우 대회에서 태극마크 경력 3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데뷔한 김잔디는 당시 결승전에서 그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마쓰모토 가오리(일본)을 만나 경기종료 17초를 남기고 발뒤축걸기 유효를 내줘 금메달을 놓쳤다.

164㎝의 키에 57㎏의 다부진 체격을 가진 김잔디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유도를 시작해 경민여자중학교를 거쳐 ‘유도 명문’ 경민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진가를 발휘했다.

김잔디는 2008년 YMCA 전국유도대회 고등부 우승을 시작으로 2009년 대회에서 고등부 2연패에 성공했고, 그해 7월 직지컵 국제청소년대회에서도 57㎏급 정상에 올라 ‘초고교급 선수’로 인정받았다.

순발력이 좋고 머리 회전이 빨라서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김잔디는 2012년 런던올림픽 무대에도 나섰지만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아쉬움을 남겼다.

태릉선수촌에서 이번 대회를 겨냥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4년 전 아쉬움을 씻어내려 했지만 또다시 일본 선수에게 패하면서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잔디가 57㎏급 금메달 사냥에 실패하면서 한국 여자 유도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당시 56㎏급) 이후 20년 동안 이 종목에서 ‘금빛 메치기’에 실패하게 됐다.

김잔디는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 선수들이 굳히기 기술에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하지 못해 패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준결승이 끝나고 나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결승전에 나섰어야 했는데 경기 운영 면에서 미흡했다”며 “4년 전 일본 선수에게 졌는데 오늘 또 일본 선수에게 진 게 안타깝고 아쉽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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