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노 지음 | 천년의시작 | 120페이지

   
▲ 그리운 파란만장

김왕노 시인이 신작 시집 ‘그리운 파란만장’을 펴냈다.

그동안 시인은 사랑의 실체를 말한 ‘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죽음과 다양한 성적 이미지 속에서 시대의 우울을 극복하고 모성성으로의 회귀를 통해 삶을 밝히는 ‘슬픔도 진화한다’, 특유의 남성적인 힘과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세계를 열어놓는 ‘말 달리자 아버지’ 등을 통해 그만의 시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그의 시집 속의 시들은 진정성으로 가득 차 있다.

많은 시들이 불투명으로 시의 현대성을 위장하고 있는 요즘의 상황을 시인은 고뇌의 진정성으로 극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집은 타인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몸을 건너가는 것’에서는 월출 아지매로 상징되는 인고의 여인상을, ‘오동나무집 이모’에서는 이모의 비극적인 여생에 대한 연민을 보여 준다.

‘울음 밥그릇’의 독거노인과 ‘맛조개’의 노숙인의 비애는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의 깊은 그림자를 쓸쓸하게 기록하고 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부조리의 온상을 그는 ‘당국’이라고 날 선 비판을 하고 ‘갈대본색’에서는 분단의 문제까지 섬세한 문체로 그려 내고 있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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