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엔 前 공무원 내정설...황해청장은 반년째 공석

   
▲ 남경필 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지사가 임기 초에 보기드문 인물난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 지사 주변에 쓸만한 인재가 모여들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산하 기관장 공모에 잇따라 실패하고, 최근 물러난 측근들이 산하기관에 재기용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서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남 지사의 핵심 공약인 빅파이 프로젝트를 전담할 경기콘텐츠진흥원장을 공모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달 28일부터 2주간 실시한 공모에 11명이 지원했지만, 모두 자격미달로 판정을 받아 다음주 중 재공모할 예정이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원장 인사추천위원회를 통과한 4명의 지원자가 모두 탈락했다”면서 “빅파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전문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도 6개월째 공석이다. 남 지사 당선 직후인 지난 6월 실시된 공모에 10명이 지원했지만 모두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오는 19~23일 재공모 절차가 진행되는 황해청장에는 이달 말 명예퇴직하는 공무원 A씨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청 관계자는 “충청남도가 청에서 분리돼 사업 조정 등 중요한 시기인데 청장 취임이 너무 늦어져서 큰 걱정”이라면서 “본부장이 청장 직무를 대행하며 경기도의회 예산심의 등을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에는 6·4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2월 퇴직한 전직 공무원 B씨 내정설이 돌고 있다.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의 경우 그동안 농업직 출신 공무원이 바통을 넘겨 받았지만, 남 지사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피아 논란이 일자 전문 경영인이 뽑기로 했었다.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지 못하자, 농업직 출신 B씨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공무원은 “개인 영달을 위해 정치판에 뛰어든 B씨가 대표이사로 거론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불과 6개월 전에 출마했던 사람을 산하 기관장으로 쓰면 뒷말이 무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업무 실수 등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한 특보를 산하기관 임원급으로 재기용한 것도 논란을 자초했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 “측근 사퇴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기도정 운영을 위한 용단이 아니라 남 지사의 측근 재배치에 불과한 남경필 표 이미지 정치쇼”라며 “남경필 인사에 대해 ‘허무개그’를 본 것 같은 허탈함을 금할 수 없는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산하기관에 기용된 전 특보는 측근들의 실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서 “연대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구·김한규기자/prime@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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