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을 타고 송담대역에 내려 용인 중앙시장에 맛집을 찾아본다.

돼지사골로 뽀얗게 우려낸 국물에 채소와 당면을 듬뿍 넣고 만든 순대를 곁들인 순대국밥. 서민 외식메뉴로 단연 손꼽히는 음식이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순댓국에 밥을 말아 아삭하게 씹히는 초마늘·절임 고추장아치·깍두기·배추김치를 얹어 한 그릇 뚝딱 비우면 겨울 추위가 저만치 물러간다.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중앙시장 내에 자리잡은 ‘평원순대’의 대표 김복자·경숙 자매는 일일이 내장을 손질해 순대를 만들고, 솥에 24시간 끓여서 우려낸 돼지사골로 구수한 육수를 만들어낸다.

김치 한 가지만 있어도 될 것 같은 메뉴이지만 고추장아치·초마늘과 계절 재료로 밑반찬을 만들어 식탁을 차린다. 김 자매는 올해도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김장을 했다. “순대 가게가 맞냐, 김치 파는 곳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다.

김 자매는 30여년간 중앙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특별식으로 틈틈이 순대를 만들어 먹었던 것이 순대 식당을 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고 말하는 김 자매는 “인근에 순대국집이 예전부터 유명하지만 각자에 특색을 가지고 찾아오는 손님을 하루 종일 맞이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순대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순대집이 흔치 않다. 대부분 음식점이 유통업체를 통해 완제품을 받아서 사용한다. 그래서 집집마나 순대 맛이 거기서 거기다. 그만큼 순대를 만드는 작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채소나 당면, 소피 비율을 잘 맞춰야 하고, 무엇보다 내장 손질에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한다.

그렇게 만든 순대는 소금장에만 찍어 먹어도 좋지만, 궁합이 맞는 새우젓에 찍어 먹어도 별미다. 또 국으로 먹는 순대국밥뿐만 아니라 손질한 내장에 오소리 감투도 별미다.

끓이면 끓일수록 내장과 채소에서 우러난 맛이 국물에 녹아나면서 진국으로 변해 식사로도 손색이 없지만 소주 한 잔 곁들이면 썩 잘 어울리는 안주가 된다. 쫄깃하면서 고소한 내장과 부드러운 순대를 함께 먹을 수 있어 가족단위 외식 메뉴로 인기가 많다.

김 자매는 “화학조미료의 느끼한 맛 대신 집 된장과 채소 등 천연 재료 맛을 최대한 살려서 요리한다”며 “우리는 자매가 같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손님들에 좀더 나은 입맛을 찾으려 한다”고 말한다.

들깨, 후추, 소금 등의 양념을 테이블에 진열해 놓아 식성에 따라 첨가할 수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문을 열며, 가게 옆에 시장 공영 주차장이 있다. 모든 메뉴는 포장 가능하다.

메뉴는 순대국밥(6천원·특7천원), 족발(2만3천~3만원), 오소리감투(1만3천~2만원)가 있다.

전화 : 031-332-1014

주소 : 용인시 처인구 중앙로 중앙시장 내 순대골목 평원순대

정찬성·천진철기자/ccs123@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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