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드디어 세월호 선체 인양을 결정했다.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7개 부처로 구성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가 열렸다. 해수부가 제출한 세월호 선체 인양 결정안을 심의한 후 원안대로 확정했다. 또한 전문가·실종자 가족의 여론수렴 결과, 선체의 인양방식, 인양과정의 위험·불확실성 여부, 소요 비용 및 예산확보대책, 인양 결정 후속대책 등을 검토했다. 지난 해 11월 실종자에 대한 수색을 중단한 지 5개월 만에 이루어진 결정이다. 이르면 9월부터 현장에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간 1년이 지나도록 선체 인양 결정을 못했던 것은 인양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 위험성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인양을 반대한 몇몇 정치인들이 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세월호 선체 인양이나 진상 규명은 비용이나 합리성의 잣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누구보다 유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고 인양을 찬성하는 국민여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이래저래 인양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시간끌기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세월호가 침몰해있는 맹골수도는 조류가 빠른 곳이어서 선체에 남아있을 실종자의 유실을 막으며 인양할 방법을 찾기 위해 시간이 걸렸다는 정부의 설명을 이제는 믿어야 한다. 선체를 절단하지 않고 통째로 인양해야 실종자의 유실을 막을 수 있으며 그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얘기다. 정부는 선체 인양에 대해 눈치만 보고 시간만 끌었다는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선체 인양을 통해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진심을 보여야 한다. 정부가 진정 오래 고민했건, 여론에 떠밀렸건 현 시점에서는 선체 인양을 결정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눈물로 기다려온 유가족, 특히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는 단 하루도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

2000년 이후 세월호처럼 7000톤급 이상의 대형선박을 인양한 사례는 14건이 있었는데 통째로 인양한 경우는 없다고 한다. 그만큼 어려움이 따를 것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선체 인양 절차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빈틈없는 계획을 세워 안전한 인양을 해야 한다. 빠른 조류에 따른 수중작업 가능 시간을 계산하고, 잠수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며 고도의 기술력을 동원하여 선체 인양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선체 인양과정을 지켜보는 우리 국민들에게 끼치는 심리적 영향력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국가가 단 한 명의 국민이라도 끝까지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통해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진정성의 바탕 위에서 진행되길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