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은 많은 면에서 우리에게 시사점을 주었다. 이번 월드컵의 최대 이변은 독일의 예선탈락이다. 독일의 예선탈락이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최대 이변으로 나타난건 독일이 월드컵 역사상 예선탈락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그렇단다. 거기다 가장 약체인 한국에 2대0 이라는 스코어로 완패했으니 더욱 이변으로 보이는 거 같다. 그러나 필자는 독일이 한구에 져서 예선탈락이라는 이변과 함께 크로아티아의 준우승도 역시 이번 대회 큰 이변이라고 본다.

크로아티아는 인구 416만의 유럽의 소국으로 높은 청년 실업률과 경기 침체, 불안정한 정치 때문에 지난 20년간 각종 몸살을 앓으며 인구가 6% 줄었다. 기댈 언덕이 없는 조국을 떠나 많은 크로아티아 젊은 청년들은 새로운 일터를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 조국을 등졌다. 이런 약체인 크로아티아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2대4로 아쉽게 지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패했지만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보였다. 대회 전 골드만삭스 예측에 따르면,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우승 확률은 32국 중 20위(0.6%)였다. 한국의 독일전이나 크로아티아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보여준 불굴의 투지는 작금의 우리 한국의 젊은 청년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대표팀 주장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 팀이 치른 7경기에 모두 출전해 694분을 뛰며 2골과 1어시스트를 기록, 대회 최우수선수 격인 골든볼을 거머쥐었다. 그는 16강과 8강, 4강 등 세 차례 연장 승부에서 지치지 않고 중원을 휘저으며 팀 전체의 투혼을 이끌었다. 모드리치는 또래가 그랬듯 1991년 크로아티아 독립 전쟁으로 할아버지와 친척들을 잃어 난민 생활을 했다. 한때 영양실조를 겪었지만 오직 축구 선수 꿈을 키우며 동네 주차장에서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엔 모드리치처럼 전쟁의 아픔을 경험한 선수가 많다. 이반 라키티치의 부모는 전쟁을 피해 스위스로 건너가 그를 낳아 길렀다고 한다.

한국의 독일전을 보자. 많은 한국사람들과 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독일에 이긴다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독일은 역대 월드컵 2회우승국이자 디펜딩챔피언이고 FIFA랭킹 1위이다. 그러나 우리 대표팀은 예상외의 불굴의 투혼으로 독일을 밀어붙여 결국 2대0이라는 승리를 일구었다. 심판조차 독일계 미국이라 하니 정말 불가능한 일을 우리 젊은이들이 해낸 것이다. 조현우 골키퍼를 비롯하여 손흥민 등 모든 선수가 이를 악물고 뛴 결과이다.

한국의 독일전 승리나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준우승을 한 원동력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지칠줄 모르는 열정이며 투혼이다. 크로아티아는 유럽의 작은 소국이다. 희망도 없는 국가라고 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을 등졌다. 그러나 대통령을 비롯한 전 크로아티아 국민은 할수 있다는 신념으로 뭉쳐서 서로를 응원했고 결국 이러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한국의 경우도 예선에서 멕시코, 스웨덴에게 연거푸 져 예선탈락이 거의 확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투지로 세계 최강인 독일을 격침시켰다.

작금의 한국경제가 좋지 않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3%에서 2.9%로 하향하고 고용창출 목표도 대폭 하향하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빠지는 경제상황 뉴스가 TV와 신문에 도배를 한다. 전세계 경제가 좋아지는데도 한국만 유독 나쁘다. 그러나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는 불굴의 투지로 이러한 역경을 극복해가야 한다. 이것이 기업가정신이다. 언제 우리에게 희망만 있던 때가 있었는가.

김경환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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