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풍·흥부 등 경기도내 저수지 5곳, 평균 저수율 50% 미만 심각
무강우·폭염 장기활 될 경우 농번기 농가들 가뭄피해 우려

▲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비가 장기간 내리지 않으면서 전국의 저수지와 호수가 점차 말라가고 있다. 사진은 8일 군데군데 바닥을 드러낸 경기도 용인시 이동저수지 모습. 연합

역대 최악의 폭염이 저수지 수위마저 낮추고 있다.

연이은 고온으로 저수지가 말라가는 와중에 태풍마저 우회, 올해 강우량까지 평년보다 15% 떨어져서다.

8일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경기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경기도내 112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7.6%로 ‘경계’ 단계다.

저수율은 50% 미만일 때 ‘심각’, 60% 미만일 때 ‘경계’, 70% 이하일 때 ‘주의’ 단계 등으로 분류된다.

도내 저수지의 평년 저수율이 77.4%, 지난 3월 저수율이 89%였던 것을 감안하면 심각하게 낮아진 수치다.

저수지별로는 용풍(여주·이천), 흥부, 반월, 소래(화성·수원), 마둔(안성) 등 5곳이 심각 단계에, 왕송·동방·일원(화성·수원), 백학(연천·포천), 용담·노곡(안성) 등 6곳이 경계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풍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6.5%를 기록,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이는 평년 대비 7.4%에 불과한 수치다.

경기본부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7월 이후 장마는커녕 강수량 자체가 별로 없었다”며 “이따금씩 내리는 소나기 역시 저수지와 상관없는 권역에의 국지성 호우로 끝나 저수량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인지역 강우량은 724㎜로 평년(852㎜) 대비 85%, 지난해(1천44㎜) 대비 69%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 이번 저수율 하락이 벼 농가 가뭄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달까지 논에 본격적으로 물을 대는 데 필요한 면적 총합은 6천1백만㎡, 이를 저수율로 환산하면 45%의 물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와서다.

또 용풍저수지와 마둔저수지 등 상습가뭄지역 저수지에는 경기본부가 지난해부터 청미천, 평택호 등에 임시관로를 운영, 충분한 양의 물을 끌어오는 상황이다.

다만, 폭염과 무강우가 장기화될 경우 내년 저수율 저하를 초래, 농번기 가뭄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경기본부의 언급이다.

실제로 지난해 안성·포천지역 등에 발생한 기록적인 가뭄피해는 전년 10월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당시 도내 평균 저수율이 31.11%까지 떨어진 영향이 크다.

경기본부 관계자는 “올해 초 확보한 89%의 풍부한 저수율은 지난해 10월 중 많은 강우량이 발생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임시관로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조치에는 한계가 있어 올해는 특히 강우량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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