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법률위반 여부 검토 착수… 일부 가맹업체 '몰아주기' 정황도
카카오 가맹택시업계 "의혹 상당부분 인정"
경기도가 ‘카카오T블루 콜 몰아주기 의혹(중부일보 6월30일자 18·19면 보도)’이 일부 사실임을 밝히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전면 반박에 나섰다. 도의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가맹업체에서도 ‘콜 몰아주기’ 정황을 상당 부분 인정해 귀추가 주목된다.
4일 카카오모빌리티와 경기도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용인, 성남, 안양 등 도내 14개 지역에 지난 8월 말 기준 카카오T블루(가맹택시) 1천926대가 달리고 있다.
지난달 10일 경기도는 카카오모빌티리가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열흘 동안 카카오T블루가 운행되는 7개 시(성남, 구리, 의정부, 양주, 용인, 하남, 남양주) 개인택시 사업자 총 115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카카오T블루 운행 시행일 이전 월평균 230건이었던 개인택시의 카카오T 배차 콜 수가 카카오T 블루 운행 후 165건으로 감소(평균 29.9% 감소)했고 매출액(카드결제내역)또한 평균 13%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도의 실태조사 결과 정확도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지역별로 평균 10명 이하를 조사해 표본수가 협소한 데다 개인택시의 ‘기사가 선택해 수락하는 배차 콜 수’로는 몰아주기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도가 조사한 7개 시의 개인택시 기사 6천421명을 대상으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카카오T에서 발송된 수신 콜 수’를 확인한 결과 2월 대비 일평균 42% 증가했다며 정반대 자료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의 반박 자료또한 콜 몰아주기 여부를 파악하기엔 미흡해 입맛에 맞는 자료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택시의 콜 수만 제시해 같은 기간 카카오T블루의 콜 수가 더 많이 늘어났는지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 법인택시업계에서는 여전히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가맹계약을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른바 ‘경기도의 수도’인 수원시의 27개 법인택시업체들은 카카오의 영역 확장이 가속화되자 꾸준히 ‘물 밑 작업’을 진행(중부일보 7월1일자 18·19면 보도)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시도조차 않기로 결의 맺은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수원시 한 법인택시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업 구역 내 가맹택시 양산을 막기 위해 반대하다가 타지역 가맹택시의 얌체 영업으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줄줄이 가맹계약을 맺은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파열음이 들린다. 지난 6월 카카오 가맹계약 이후 약 100일이 지난 안양 지역(안양·과천·군포·의왕) 내 24개 카카오모빌리티 법인택시업체들이 수십 년 간 공들여 쌓아온 네트워크가 가맹계약을 맺은 지 4달도 되지 않아 무너지고 있다. 안양 지역의 가맹택시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체에서 대수가 한정(500대)된 카카오T블루를 최대한 배정받기 위해 담합하는 등 꼼수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계약을 맺기로 한 21개 안양 지역 법인택시업체들은 각 법인마다 카카오T블루를 최대 5대씩 신청한 뒤 이후 업체 별로 사정에 맞게 증차키로 계획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법인택시업체들은 담합해 30대 이상 신청하는 등 꼼수를 부렸고 결국 안양 지역 법인택시업계의 공정 경쟁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토교통부에 ‘여객자동차운송가맹사업 계획 변경인가’를 제출해 안양 지역의 카카오T블루 한정 대수를 기존 500대에서 910대로 대폭 늘려 가맹업체별로 증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도 한 가맹업체가 증차 진행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며 카카오모빌리티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 같은 가맹업체 간 갈등은 ‘콜(호출) 몰아주기’ 의혹에도 힘을 싣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 가맹업체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가맹계약 전후로 기사들의 수입을 비교했을 때 콜 몰아주기가 진행되는 것 같다"라며 카카오T블루 기사의 수입을 비교했다. 관계자는 "가맹계약 전 수입(현금입금·카드금입급)이 일정했던 기사들을 상대로 수입 변화를 비교해 보니 카카오T블루 가맹 계약 이후 평균 130만 원이 더 늘었다"라며 "가맹계약 후 수입이 대폭 늘다 보니 증차로 인한 (가맹업체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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