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서 말하겠다" 반복…'崔 이권' 의심 사업엔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주장

 

▲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입김에 의해 임명된 의혹이 제기된 유재경(58) 주미얀마 대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참고인 조사를 위해 31일 입국해 "누군가 어떤 저의를 갖고 저를 이 자리에 추천했다면 사람을 잘못 본 것"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유 대사는 "최씨가 저를 면접해서 대사로 추천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최씨가 저를 추천했다고 하면 굉장히 사람을 잘못 봤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5월 주미얀마 대사 교체에 최씨가 관여한 단서를 잡고 유 대사를 이날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당시 정통 외교부 관료 출신인 이백순(58) 대사가 물러나고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 대사가 임명돼 일각에서는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최씨가 대사 교체 두 달전 유 대사를 직접 면담한 정황이 나오기도 했다.

 귀국하자마자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유 대사는 "누가 저를 대사로 추천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대통령이 저에게 하신 말씀은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미얀마에 문민정부가 열리면서 양국 간 교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정통 외교관보다는 무역 경험이 많은 사람을 대사로 모시는 게좋을 것 같아 모셨다"고 말했다는 게 유 대사 설명이다.

 그는 '최씨와 면담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냐'는 질문에는 "더는 말씀드리는 게 복잡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최씨가 미얀마 대사 인사에까지 개입한 건 이권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특검이 의심하는 부분이다.

 6천500만달러(약 760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의 하나인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대행사 선정을 도와주는 대가로 최씨가 특정 업체 지분을 넘겨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유 대사는 "K타운과 컨벤션센터 관련된 것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현실성이 없다,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게 저와 대사관 직원들"이라며 "이권을 생각해 저를 그 자리에 앉혔다면 사람을 대단히 잘못 봤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항과 특검 사무실 앞에서 '최씨를 알게 된 시점이 언제냐' 라거나 '이전에 만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으나 이런 질문에 유 대사는 "특검에 가서 상세히 말씀드리겠다", "들어가서 답변하겠다"고 답하거나 침묵하는 등 즉답을 피했다. "최씨와 모르는 사이"라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그는 삼성전기 유럽본부장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을 때부터 최씨를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돌아온 게 2009년 초다. 최씨가 회사를 차린 건 2013, 14년쯤이라고 한다. 그럼 제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야 하는 거냐"며 부인했다. 연합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