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경협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주목되는 가운데,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변화를 주시하며 단계적으로 접근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남북 두 정상은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를 비롯해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회장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하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경제인 가운데 가장 관심이 집중된 인물은 역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었다.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찾은 이 부회장이 이번 방북을 계기로 현 정부와의 관계를 ‘재정립’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가 경제인 방북단 면담에서 이 부회장에게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네면서 남북 경협에서 역할을 우회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방북한 SK 최태원 회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정력적인 활동을 보였다는 점에서 남북경협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최 회장은 “건물도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란 거 같고 상당히 보기 좋았다”는 방북 소감을 밝혀 경협의 첫번째 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산림녹화사업’ 참여의 의지를 나타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LG 구광모 회장은 이번 방북이 취임 후 첫번째 총수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긴 했지만 정재계 인사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총수 인증을 받은 셈이다. 구 회장은 리룡남 부총리 면담에서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해 역시 경협 참여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방북에서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은 경협 대표기업인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다. 평양공동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정상화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실제로 철도 사업에 대한 공감대는 ‘평양공동선언’에 “남과 북은 금년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는 문구로 구체화돼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청와대는 민족 번영을 위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북한 비핵화 조치와 국제사회의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기대감을 나타냈기도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 문제가 풀려야 되는 것”이라며 “정부에서는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북한과 긴밀한 협의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핵화 문제의 진전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것이 어느 시점에,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안보리 15개 이사국 외교장관들이 참석하는 유엔 안보리 장관급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공동취재단=라다솜기자/radaso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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