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집값 '35억' 독주 속 '20억 클럽' 시장도 확대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미사강변푸르지오'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미사강변푸르지오’.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10억2천500만 원에 팔려 실거래가가 처음으로 10억 원을 넘어섰다.박다예기자
경기 지역에서 10억 원대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억 단위로 두 자릿수에 거래된 아파트 단지는 30여 곳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 230곳으로 늘어났다. ‘10억 클럽’ 회원 단지의 분포는 다양해졌고, 평당 평균 거래가는 1.3배 가까이 증가했다. 서울 강남권에 속하는 과천, 성남 분당 등의 집값이 서울을 뒤쫓으면서 ‘20억 클럽’도 생겼다. 6·17 부동산 대책이 가속화한 강남권 아파트의 실거래가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경기 지역의 집값 상승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리 토평동 ‘10억 클럽’ 안착 기대감= 지하철 8호선 별내선 공사가 한창인 구리시 토평동은 지난달 ‘10억 클럽’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구리토평삼성래미안’(전용 134㎡) 실거래가가 10억6천만 원에 신고됐다. 앞서 구리는 서울 광진·중랑구와 붙어 있고, 한강을 사이로 강동구와 마주보는 입지 덕분에 풍선효과를 누렸다. 올해 1분기 경기 지역에서 수원(12.97%), 군포(7.73%)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상승률(7.09%)을 기록했다. 거주 여건이 좋은 수택동 대형 평형(전용 134~162㎡)을 중심으로 10억 원대 손바뀜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토평동 내 10억 원 아파트의 등장은 처음이다.

여기 더해 같은 아파트 중형 평형(전용 116㎡)이 지난 2월 9억500만 원에 거래돼 10억 클럽에 안착할 것이라는 기대가 적잖다. 대형 평형이 10억 원대 거래되는 수택동 ‘금호베스트빌’도 지난달 전용 106㎡ 기준 9억8천500만 원의 신고가가 나왔다. 토평동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는 "2023년 별내선이 개통되면 구리~잠실 소요시간이 1시간 안팎에서 20분으로 줄어든다"며 "교통 호재로 중형 평형 아파트값이 치오르면 충분히 10억 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억 클럽 내 행정동·단지 다양화= 경기 지역 10억 클럽은 점차 세를 확장하고 있다. 전체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거래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뿐만 아니라 지역 분포나 아파트 단지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억 원대 거래가 성사된 아파트 단지는 14개 시(53개 행정동) 내 202곳으로 거래 건수는 3천359건에 이른다. 2015년만 해도 10억 원대 거래는 330건에 불과했다. 아파트 단지도 9개 시(16개 행정동) 내 32곳으로 한정적이었다. 4년 동안 거래량은 10배 늘었고, 단지 수는 6배 정도 많아졌다. 연간 아파트 매매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에서 2.4%로, 전용 3.3㎡당 평균 거래가액은 2천944만 원에서 3천715만 원으로 1.26배나 커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고가 10억 원 이상으로 매매된 아파트 단지는 230곳이다. 지난해 10억 클럽에 포함된 아파트를 제외하면 5개 행정동, 37개 단지가 신규로 이름을 올렸다. 행정동을 기준으로 고양시 장항동, 안양시 안양동, 화성시 송동·오산동 등이 새롭게 편입됐다. 송동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전용 98㎡)는 10억5천만 원, 오산동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6.0’(전용 96㎡)은 10억500만 원의 기록을 세웠다.



◇10억 우습다…‘20억 클럽’ 등장= 경기 지역 시세가 요동치자 일부 고가 아파트는 10억 클럽을 졸업하고 ‘20억 클럽’을 형성했다. 올해 초 수원 광교 부동산 업계는 20억 원대 신고가 등장으로 소란스러웠다. 지난 1월 ‘광교중흥에스클래스’(전용 163㎡)가 23억 원에 팔린 것이다. 대형 평형인 데다 전망이 탁 트인 49층이어서 시세가 높았지만, 20억 원대는 예측하지 못한 값이었다. 그러다 5월 같은 아파트 매물(전용 129㎡, 8층)이 21억 원에 손바뀜돼 ‘수원 집값이 서울 따라간다’는 말이 돌았다

과천시 별양동에서도 지난달 12일 첫 20억 원대 신고가가 찍혔다. ‘래미안센트럴스위트’(118㎡)로 20억4천만 원이었다. 지난해 1월 실거래가인 15억9천만 원보다 무려 4억5천만 원 뛴 가격이다. 용인 수지구 동천동에서도 특대형(‘래미안이스트팰리스1단지’ 전용 271㎡)이 20억 원에 팔렸다.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정자동 ‘분당파크뷰’(전용 244㎡ 규모, 지난달 35억 원 거래)가 독주하는 가운데 대형 평형(전용 117~244㎡) 중심으로 견고한 20억 원대 층을 형성하고 있다.

6·17 대책 이후 강남권 라인을 중심으로 집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매매가 10억 원 이상 아파트 층은 더 두터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의 6월 다섯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과천(0.15%→0.16%)과 성남 분당(0.05%→0.07%), 성남 수정(0.07%→0.13%) 등에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원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서울 집값이 하락세를 달리던 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가 서울이 치오르니 강남권 라인 집값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전제로 이 지역들의 실거래가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다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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