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천초등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사진=흥천초등학교

여주 흥천초등학교 도서관 ‘글빛마루’는 조용히 책만 읽어야 하는 지루한 도서관을 벗어나 ‘책과 함께 노는 놀이터’ 역할을 맡았다. 독서에 거부감이 있는 학생들을 놀이로 유도하고 책은 지루한 것이 아닌 즐거운 하나의 장난감이라는 인식을 심어 자연스럽게 독서습관을 키우도록 지원한다. 학교는 2019년 도서관이 더욱 학생과 친밀한 공간이 되도록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2층 구조를 통해 1층과 2층을 오가는 재미를 주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소파를 배치해 독서와 쉼, 수다가 함께 일어나는 공간을 구축했다. 또한 교육공동체가 도서관에 애정을 가지도록 이름 공모전을 열어 직접 이름을 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학교 구성원 모두가 도서관에 깊은 관심을 갖자 도서관은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입구 벽면에 전교생과 교사가 함께 꾸민 책 표지 그림벽화가 전시되는 등 눈길과 발길을 잡는 공간으로 재탄생 했다. 교육 구성원 참여로 움직이는 도서관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자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이면 발 디딜 틈이 없도록 사람이 가득한 사랑방이 됐다. 학교 입구 바로 앞에 자리해 하루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 하는 열린 공간으로 꾸며진 흥천초 도서관 ‘글빛마루’를 찾았다.

‘꽝 없는 뽑기 기계’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 모습. 사진=흥천초등학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책과 친해지는 공간= 흥천초는 목표 독서량을 정하고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독서 활동 지원을 통해 독서 의욕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꾸준한 독서 습관 향상을 이뤄내고 있다.

책의 날을 맞아 책, 도서관과 친해지는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잠시 읽고 끝내는 독서가 아닌 끝까지 깊이 읽는 독서가 진행되도록 힘쓴다.

먼저 지난 4월 열린 책의 날 행사는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지방 축제 ‘게인트 조지의 날’에서 유래된 책의 날을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서를 대출하고 독서 질문카드를 뽑은 뒤 답을 제출한 학생에 비누 장미꽃을 선물했다.

이어 ‘꽝 없는 뽑기 기계’ 행사도 열린다. 전교생에 배부한 독서 후 느낀 점이나 소감을 적을 수 있는 기록장을 작성해 오면 도서관에서 확인 후 동전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이 동전을 사용해 상품 뽑기를 할 수 있다. 다양한 간식을 받을 수 있어 참여율이 높은 행사 가운데 하나다.

학교는 이 같은 놀이도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독서 기록장 분량을 3분의 2로 정하고 1학년 등 저학년은 그림으로 그릴 수 있도록 지도한다.

김혜경 사서는 "여러 도서관 행사를 기획·운영해 학생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서관을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책의 날 행사에 참여한 학생에 비누 꽃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사진=흥천초등학교

◇끝까지 깊이 읽는 ‘독서마라톤’= 1~2학기에 걸쳐 진행되는 ‘독서마라톤’ 역시 전교생이 함께한다. 독서를 하면서 책 제목과 페이지를 기록할 수 있는 독서 통장을 나눠주고 스스로 독서량을 확인하며 책을 읽도록 지원한다.

매월 둘째와 넷째 주 목요일 반별로 통장을 걷어 독서 활동 내용을 통합하고 도서관 알림 게시판에 개인별, 반별 현황을 공개해 동기를 부여한다. 이렇게 쌓인 독서 기록을 연말에 최종 계산해 가장 많은 기록을 보유한 학생에 상품을 전달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독서를 할 수 있도록 4개 코스를 만들었다. 1천 페이지를 읽는 ‘슈퍼거북코스(5㎞)’, 2천 페이지를 읽는 ‘슈퍼토끼코스(10㎞)’, 4천200페이지를 읽는 ‘하프코스(21㎞)’, 8천400페이지를 읽는 ‘풀코스(42.195㎞)’ 등 4개 코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진행한다. 각 코스별 완주를 마치면 상품과 완주 메달 등을 선물한다.

김혜경 사서는 "장기간 이어지는 독서 교육 활동을 지원해 꾸준한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며 "학생들이 평생독자로 성장하는 든든한 토대가 되겠다"고 전했다.

양효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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