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 의혹 중심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천계양을) 아내 김혜경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 5시간가량 조사 끝에 귀가했다.

경찰은 지난 9일 김씨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이후 김씨는 일정 조율 후 2주 만에 경기남부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사를 위해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23일 오후 1시 44분 변호사 한 명을 대동하고 경기남부청에 도착했다. 안내실에서 신원 확인을 마친 그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지시했나", "혐의 부인하나", "법인 카드 사용 이 의원은 몰랐나"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조사실로 이동했다.

이어 오후 6시 51분 조사를 마치고 나와 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도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떤 답변 하셨냐" 등 취재진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씨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조사를 마치고 나온 것을 두고 ‘묵비권’을 행사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의원 측이 김씨 출석 전 SNS를 통해 ‘유감’을 표현, 김씨가 의혹을 전면 부인할 것이 예상된 탓이다.

또한 이 의혹 핵심인으로 꼽히는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 경우 10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이 의원 측은 SNS에 "김씨는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 없고, 법인카드 부당사용 사실도 알지 못했다"며 "김씨가 법인카드 사용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배씨 등에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토록 지시한 바 있는지, 타인 명의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는지 등 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 소환으로 ‘경기도 법인카드 불법 유용’ 사건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남부청은 최근 "8월 중순께 이 의원 아내 김씨 관련 수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소환에 대해서는 "김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것 외 수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은 "김씨가 2018년부터 3년간 배씨를 수행비서로 둬 혈세로 지급하는 사무관 3년 연봉이 ‘김혜경 의전’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 이 의원과 김씨, 배씨 등을 직권남용과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올해 2월에는 김씨가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하고,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한 의혹 등이 있다며 추가 고발장을 냈다.

경찰은 고발장에 담긴 자료를 전수 분석하고 4월 도청을, 5월에는 법인카드가 사용된 식당 등 129곳을 차례로 압수수색 했다. 이어 지난 3일 배씨를, 4일 이 사건 공익신고자인 전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을 각각 불러 조사했다.

양효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