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사람의 애환이 담긴 음식들

울릉도를 방문한 사람들 모두 이야기하는 공통적인 게 있다. 바로 울릉도 물가다.

최근 한 유튜버가 울릉도를 방문한 후 울릉도에서 파는 음식 가격과 서비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일었었다. 울릉도에서 만난 지인들도 이 이야기를 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울릉도 사람들도 일부 음식점들이 불친절한 것에 대해서는 개선 필요성을 동의하지만 동해 한가운데 있는 섬이라는 특수성도 생각해 줬으면 했다.

맞다. 울릉도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많지 않다. 울릉도를 방문한 여행자 누구나 척박한 섬 문화에 놀라고는 한다. 울릉도 어디에서나 언덕을 깎아 집을 짓고, 계곡 주변에 도로와 집을 짓고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생필품과 식료품 대부분은 내륙에서 배로 가져와야 하는 게 울릉도다. 이렇다 보니 물가는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또 인구 9천 명에 불과한 작은 섬에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다 보니 성수기 때는 숙박 시설과 음식점 등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줬으면 하는 게 울릉도 사람들의 하소연이었다.

울릉도 지인들에게 꼭 먹여야 하는 음식을 묻자, 물회와 오징어 내장탕을 추천했다.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에는 오징어를 무채를 썰듯 썰어서 물회를 만들어 먹었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오징어물회는 제철이 아니면 먹기 어렵다. 대신 제철에 나오는 해산물을 이용한 물회는 울릉도 어디에서나 판다.

내륙 바닷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회를 추천받은 건 울릉도 물회는 내륙의 물회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내륙의 물회는 채소와 해산물을 육수가 담긴 그릇에 담아서 먹는다. 밥을 말아 먹기도 하고 국수를 말아서 먹기도 한다.

하지만 울릉도 물회는 얼핏 봐서는 비빔회와 같다. 해산물과 회를 채소 위에 올려놓고 초고추장이나 고추장과 설탕을 비벼서 먹는다. 비빔회를 조금 먹다가 물을 넣어서 자작하게 먹는 게 울릉도식 물회다. 이런 물회는 포항에서도 많이 먹는다.

울릉도 사람들이 비빔회와 비슷한 형태의 물회를 먹는 건 뱃일을 빨리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배에서 오징어나 물고기를 잡다가 미리 준비해 간 채소에 그날 잡은 해산물을 넣고 비빈 후 물을 부어서 먹던 것이 울릉도 물회 시작이라고 한다. 그물을 빨리 걷어야 하는 데 허기를 달래기 위해 서둘러서 먹던 음식. 그게 울릉도 물회다.

오징어 내장탕은 말 오징어 내장을 넣어서 맑게 끓인 탕이다. 오징어 내장탕에는 내장과 무, 파, 청양고추 정도만 들어간다. 물론 간은 소금으로 한다. 한참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시절, 오징어는 말려서 팔아야 하기에 먹지는 않고, 손질하다 나온 내장을 끓여서 먹었던 데서 유래한 게 울릉도에서 만나는 오징어 내장탕이다.

울릉도에 가면 ‘칡소’라는 단어를 보게 된다. 울릉도에서 키운 소를 말하는데 지인들의 설명에 의하면 예전에, 산에 칡이 많아서 소의 여물로 칡넝쿨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칡을 먹여서 키운 소를 의미하는 칡소는 야생의 칡넝쿨을 먹고 성장하다 보니 육질에 기름이 많지 않다.

바닷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따개비로 육수를 내서 칼국수를 만들었던게 지금의 따개비칼국수다.

요즘 가장 인기 많은 독도새우는 독도지역에서만 나오는 새우를 말한다. 하지만 최근 많은 관광객들이 찾다보니 울릉도 내에서도 독도새우 개체수 보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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