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 참석한 교수가 사직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 참석한 교수가 사직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료대란 컷

2천 명 규모의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25일 의대교수들의 집단 사직 행렬이 이어졌다.

예고했던 사직서 제출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정부가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대화를 제안했으나 교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논의를 중지해야 한다"며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25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어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국민의힘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와의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가 협의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한 실무 작업에 즉시 착수했다. 빠른 시간 내에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무총리실은 의대 증원과 관련 정부와 의료계 간 건설적 대화를 진행하기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전국 39개 대학이 참여하는 전의교협과 만남을 가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의료현장 이탈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보고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 달라"며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져온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 속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하지만 전의교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어제 간담회에서 입학정원 및 배정은 협의 및 논의의 대상도 아니며 대화하지도 않았다"며 "정부에 의한 입학정원과 정원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예정대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하고, 이날부터 주 52시간 근무, 중환자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외래진료 축소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교수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비대위)도 동참의사를 전했다.

실제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날 오전 개최한 총회에서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이 사직서를 냈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 오후 6시 의대학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전의교협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의대 증원에 따른 논의를 위해 찾은 경상국립대에서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최전선에 앞장서야 할 (의과대학) 교수님들께서 사직서를 제출하신다면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에 손을 내민 정부는 이번 주 예정됐던 현장 이탈 전공의들에 대한 무더기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달 초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의 경우 이날까지 의견제출 기한이었다. 이에 정부가 26일부터 면허정지 조치를 할 수 있었지만 당장 처분하지는 않기로 한 것이다.

신연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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