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사실 보고받고 한 시간 뒤 '안내 문자메시지' 전달

  제주도로 수행여행을 가던 중 여객선 침몰사고를 당한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뒤 한 시간이 지나서야 학부모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에 타고 있던 자녀나 언론보도를 통해 사고내용을 먼저 알게된 학부모들은 학교측의 늑장 통보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10분께 단원고는 제주해경으로부터 '오전 8시 30분 항구에 도착하기로 한 세월호와 연락이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뒤 단원고는 교감을 통해 오전 8시 50분 '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상황보고를 받은데 이어 5분 뒤 '침수가 시작됐다. 배가 좌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사고 사실을 통보받았다.

 21분 뒤 배에 있던 교감은 교장에게 전화로 '배가 15도 정도 기운 상태로 정지돼 있다'고 재차 보고했다.

 그제야 대책반을 구성한 단원고는 교감으로부터 "해경이 출동했고 승선자 전원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전달받자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했다.

 오전 9시 30분 경기도교육청에 전화로 사고 내용을 보고한 단원고는 15분 뒤 현장에서 5명이 헬기로 구조됐다는 내용을 통보받고도 5분이 더 지난 9시 50분이 돼서야 학부모들에게 사고를 알리는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배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교감의 전화보고를 받은 지 1시간여 만이다.

 한 학부모는 "오전 9시 30분쯤 아들과의 통화에서 사고사실을 직접 전해들었는데 학교는 한참 뒤에야 사고사실을 알려왔다"며 "학교는 교육청 등에 알리기 전에 학부모에게 가장 먼저 알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큰딸이 뉴스를 보고 연락을 해와 학교로 전화를 했지만 불통이었다"며 "떨리는 가슴으로 뉴스를 보고 있는데 한참있다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단원고 관계자는 "학교 입장에선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사고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느라 학부모 통보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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