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상담 교육 활발 '답 찾은' 교실 vs 시간 때우는 '변함없는' 교실

   
 

“학교에서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때우는 내 자신이 한심할 따름입니다.”

25일 오전 10시 30분께 용인시에 위치한 A고등학교.

3학년 학급 9개 교실이 위치한 5층은 수업이 진행중인 1·2학년 교실과는 달리 한산했다.

남학생 대다수는 운동장에서 축구와 농구 등을 하고 있었으며, 여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삼매경에 빠져있었다.

각 교실에는 10여명의 학생들이 부족한 잠을 청하거나, 스마트폰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일부 학생들은 책상을 침대삼아 누워서 꿀잠(?)을 자기도 했다.

수업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독해야 할 교사는 보이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B고등학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말고사가 진행중인 1·2학년 교실의 삼엄한 분위기와는 달리 3학년 교실은 웃고 떠드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교실에 있는 남학생들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노트북으로 야구중계를 시청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의 웃음소리와 수다소리는 1·2학년 교실이 위치한 곳에까지 울려 퍼졌다.

올해부터 비정상적인 교실 운영을 막겠다는 교육 당국의 지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 C씨는 “외부강사 초빙이나 체험학습 등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기 위한 예산과 시설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학생들의 마음이 떠나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진행한다는 것이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지호·백창현기자/kjh@joongboo.com

   
 

“예비 사회인으로서 알아야 할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마련돼 기쁩니다.”

25일 수원시 대평고는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위한 상담이 한창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해 고궁 방문 프로그램에 어이 올해는 학생들의 진학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이 학교 안영권 교감은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단축 수업을 지양하고, 학생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수능 이후 고3 교실의 비정상적 학사 운영을 막기 위한 경기도내 학교의 우수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광명시에 위치한 광문고는 내달부터 광명시청과 연계해 8일에 걸쳐 ‘지역사회바로알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직접 도덕산 도덕정, KTX 광명역, 광명전통시장 등 지역 명소 ‘광명 8경’을 탐방하는 것이다.

지루한 교실을 벗어나 현장 체험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과천중앙고등학교는 졸업식인 내년 2월까지 학생 중심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놨다.

남은 교육과정을 허비하지 않고 명소 탐방과 대학·사회생활을 위한 금융특강과 이미지 컨설팅, 문화재 방문 등 짜임새 있는 교육을 준비했다.

서동신 과천중앙고 교감은 “수능을 치른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영화시청, 자습이 아닌 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지호기자/kj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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