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시민 "분위기 전환하러 찾아"
4년간 음식점 매출·영업이익 상승
업종 분류상 음식점·카페 상위권
SNS 관련게시글 18만여 개 봇물
옛 도청사 주변음식점 적자 운영
수원시 "가격·맛·콘텐츠로 성장"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맛집’을 찾아 밥을 먹고, ‘감성’ 카페에서 사진을 찍어요. 서울에도 카페거리가 있긴 하지만 집에서 가까운 수원에서 이렇게 예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위험지표 평가 ‘경계’ 단계에 해당하는 수원의 행리단길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성장해 왔다.
28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행리단길 이용객들은 여러 가지 메뉴 및 분위기의 음식점을 보행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행리단길에서 만난 20대 A(여)씨는 "이국적인 느낌이 들어서 평소에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을 때 방문하곤 한다"며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과 예쁜 카페가 많다는 것이 행리단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20대 딸과 함께 행리단길을 찾은 50대 B(여)씨도 "예전에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딸이 유명하다는 곳을 추천해 줬고, 집(팔달구 화서동)에서도 가까워서 한 번 와봤다"며 "젊은 감각에 맞춘 가게들이 늘어나니 거리가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최근 4년간 행리단길(팔달구 장안동·신풍동 일원) 음식점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음식점 매출은 2020년 2천242만5천926원, 2021년 2천244만9천275원, 2022년 2천427만9천12원, 2023년 2천765만5천245원으로 평균 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0년 488만5천938원, 2021년 474만476만 원, 2022년 476만5천 원, 2023년 527만3천244원으로 평균 증가율은 3%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해시태그(#) 기능을 통해 행리단길 음식점 사진 등이 담긴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행리단길’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물이 18만1천 개, ‘#행궁동’이 85만5천 개, ‘#행궁동맛집’이 40만4천 개, ‘#행궁동카페’가 60만9천 개가 각각 검색됐다.
행리단길이 소위 SNS ‘핫플레이스(핫플)’로 자리 잡는 동안 인근 다른 지역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기도 했다.
특히 옛 경기도청사(팔달구 매산동 일원) 주변 상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옛 도청사 음식점 매출은 2020년 92원, 2021년 62원, 2022년 34원, 2023년 37원으로 평균 증가율이 -23%로 집계됐다. 음식점 영업이익은 2020·2021년 각각 17원, 2022·2023년 각각 9원, 평균 증가율은 -16%로 물가상승분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적자를 보면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행리단길 상권에 있는 업종들을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업소 수 총 449개 중 음식점이 124개(27.6%)로 가장 많았다. 카페도 120개(26.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음식점과 카페 외에는 기타(인테리어 및 공실) 72개(16%), 장식 및 공방 55개(12.2%), 사진관 및 무인촬영실 31개(6.9%), 섬유 및 의류점 25개(5.6%), 소매점 편의점 19개(4.2%) 등이 뒤를 이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예전에는 인계동이 핫플레이스였다가 영통으로 옮겨 가고, 그러다가 다시 인계동 나혜석 거리로 돌아오는 것처럼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권으로 이동한다"며 "상권 이동에는 저렴한 가격, 맛, 교통의 편리성 등 여러 조건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행리단길의 경우에는 주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콘텐츠와 상권 전략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골목을 젊은 감각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고, 이전에는 없었던 셀프 사진관과 같은 업체도 많이 생기고 있다"고 바라봤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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