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행리단길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위험지표 평가 ‘경계’ 단계에 진입한 데에는 임대료 상승에 이어 주차난 등으로 인한 불편함이 원인으로 꼽힌다.
30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행리단길 주민들은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주차와 소음 문제를 겪게 됐다고 호소한다.
특히 주민들의 주차 공간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리 방문객들의 차량까지 더해져 심각한 주차난이 빚어진다고도 지적했다.
팔달구 신풍동 주민 A(50대·여)씨는 "주차가 가장 큰 스트레스"라며 "관광객이 몰리니 차량도 많아졌다.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여유롭지 않아 주민 입장에서는 큰 골칫거리"라고 토로했다.
40년 넘게 신풍동에 살고 있다는 B(80대·여)씨는 "거리에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담배꽁초와 같은 쓰레기도 넘치고 특히 주말에는 시끄러워서 조용히 잠을 자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단, 지역 경제 발전의 관점에서 이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팔달구 장안동 주민 C(40대·여)씨는 "골목마다 예쁘게 인테리어를 해 놓아서 걷기에도 좋고, 행리단길이 수원의 큰 자랑이 된 것 같다"며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불편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시에 따르면 행리단길(장안동·신풍동 일원) 유동인구는 2021년 2분기 7만5천817명, 2022년 2분기 10만2천723명, 2023년 2분기 10만3천731명으로 3년 평균 18.2% 증가했다.
반면, 주거인구는 2021년 85명, 2022년 79명, 2023년 74명으로 평균 -6.3% 감소했다.
장안동·신풍동 소재 공영주차장은 장안동공영주차장(주차면수 138개)과 선경도서관(주차면수 65개) 뿐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수원시가 행리단길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교통 관련 행사가 오히려 불법 주차와 체증 등을 유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동차 없는 날’과 같은 행사가 행리단길에 편향된 데다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되레 인근 타 구역으로 차량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수원시가 생태교통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운영하는 ‘자동차 없는 날’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정한 날짜에 특정 구간 자동차 이동을 통제하는 행사다. 2013년 팔달구 행궁동에서 시작된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 이후 2022년까지 매년 시행돼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생태교통 수원’ 10주년을 맞아 장안문~행궁광장 구간 교통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행리단길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자동차 없는 날’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골목길이 많은 구도심이었던 행리단길에 도로 등을 조성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주차장은 부족한 편"이라며 "행리단길도 그렇고 그 일대 공방거리와 벽화거리, 통닭거리, 화성행궁까지 주차 문제로 많은 이용객들이 골목에까지 차를 세워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성곽 (보호) 때문에 주차장을 2층 정도 높이 이상으로 지을 수 없다는 점도 있긴 한데, 앞으로 시에서 연구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강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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