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부모가 시신을 유기할 당시인 지난달 30일 오후 10시께 아파트 앞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장면,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무언가를 차에 싣고 있다. 연합
입양한 6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부모가 딸이 숨지자 시신을 훼손할 장소를 사전에 답사하고, 불에 타고 남은 유골을 둔기로 부숴 없애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6일 이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양부 A(47)씨와 양모 B(30)씨, 동거인 C(19)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께 입양딸 D양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하고 불에 태워 시신을 없애기로 공모했다.

A씨와 B씨는 딸의 사망을 확인한 다음 날인 9월 30일 오후 5시 20분께 D양의 시신을 집에 둔 채 시신을 훼손할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당시 C씨는 집에 머물렀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1시께 C씨와 함께 D양 시신을 차량에 싣고 포천의 한 야산으로 이동했다.

이후 3시간가량 시신을 불태운 뒤 유골을 둔기로 부숴 돌로 덮어둔 것으로 드러났다.

A씨와 B씨가 시신을 훼손할 동안 C씨는 범행 장소에서 10분 거리인 야산 입구에서 망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7일 오전 11시께 범행 장소인 경기도 포천의 한 아파트 등 3곳에서 현장검증을 벌일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이들의 주거지이며 나머지 현장검증 대상 2곳은 A씨 등이 딸의 시신을 불에 태운 야산과 A씨가 평소 일한 섬유염색 공장이다.

A씨는 시신을 훼손할 당시 사용한 가스 토치(불꽃을 일으키는 기구)를 이 공장에 숨겼다.

경찰은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한 이들의 죄명을 검찰과 협의해 살인죄로 변경, 다음 주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A씨 부부는 지난달 28일 오후 11시께 포천 아파트에서 ‘벌을 준다’며 D양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17시간 방치해 다음 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다솜기자/radaso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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