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 사진=연합
이재명 지사. 사진=연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찰이 ‘@08__hkkim’ 일명 ‘혜경궁 김씨’가 자신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결론을 내린 데 대해 ‘지록위마(指鹿爲馬)’라고 표현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는 경우를 일컫는 사자성어인데, 이번 경찰 수사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불행한 예측’이 현실이 됐다. 기소의견 송치는 이미 정해진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경찰은 ‘혜경궁 김씨’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에서 트위터 ‘@08__hkkim’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경찰이 ‘수사’가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국가권력 행사는 공정해야 하고, 경찰은 정치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재명 부부를 수사하는 경찰은 정치를 했다. 트위터 글을 이유로 6명의 특별수사팀이 꾸려질 때 표적은 정해졌고, 정치 플레이와 망신주기로 쏘지 않은 화살은 이미 과녁에 꽂혔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에 관한 한 누구는 명백한 허위라도 착각했다면 무혐의지만, 이재명 부부는 정황과 의심만으로도 기소의견”이라며 “사슴을 말이라고 잠시 속일 수 있어도 사슴은 그저 사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트위터 계정주를 김혜경씨로 단정한 결정적 증거 ‘스모킹건’에 대해 “참 허접하다”며 다섯가지 근거로 정면 반박했다.

먼저 ‘5·18 사진을 트위터에 공유하고 캡쳐해 카카오스토리에 공유한 점’에 대해 이 지사는 “여러분이 사진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공유한다면 트위터에 공유한 후 트위터 사진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겠습니까? 아니면 사진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 바로 공유하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SNS 특성상 ‘캡처’하지 않고 사진을 ‘바로 공유’하는 게 정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트위터 공유사진을 캡처해 카스에 올린 건 스모킹건이 아니라 오히려 (계정주가 아내와) 다르다는 증거”라고 했다.

두번째로 ‘입학사진을 트위터가 최초 공유했다는 단정’에는 “트위터 계정주는 아내 카스를 보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일 수 있는데, 이 점을 애써 외면하고 ‘트위터가 처음 사진을 공유했다’는 거짓 가정하에 ‘사진 주인이 트위터 계정주’라 단정한 경찰의 무지와 용기가 가상하다”고 반박했다.

‘아들 둔 음악 전공 성남 여성’이라는 글에 대해서는 “익명계정에서 타인을 사칭하거나 흉내내고 스토킹하는 일이 허다한 건 차치하고, 그가 이재명 부인으로 취급받아 기분 좋아했다든가, 이재명 고향을 물어봤다든가, 새벽 1시에 부부가 함게 본 그날 저녁 공연 얘기를 트위터로 나눈다는 건 부부가 아니란 증거인데 이는 철저히 배척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남 분당구에서 동일한 시기에 기기변경한 사람이 자신의 아내뿐이라는 경찰 측 결론에는 “표적을 정한 꿰맞추기 수사라는 근거가 될 뿐”이라고 못박았다.

계정주의 이메일과 전화번호 등이 김혜경씨와 동일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계정과 관련있는 이메일은 비서실과 선거캠프에서 일정 공유용으로 만들어 쓰던 것으로, 아내가 쓰던 메일이 아니라는 것도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아내는 경선에서 패한 남편 대신 진심을 다해 김정숙 여사를 도왔고, 우리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면서 지금도 우리 부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국가발전과 이재명 성공의 길이라 굳게 믿고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트위터 글은 조사착수도 안하는 게 보통인데, 대규모 전담수사팀이 구성된 건 대상자가 이재명 아내이기 때문”이라며 “사필귀정, 상식과 국민을 믿고 꿋꿋하게 갈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지사는 같은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거 좀 찾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제 아내 김혜경이 아니라고 볼 자료를 발견하면 제보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오정인기자/ji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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