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장 재직시절 비서실서 계정 만들어 사용...직원들 비밀번호 공유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

경찰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1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게 되면 가장 큰 쟁점은 김혜경씨가 직접 트위터를 작성했는지 여부가 판가름할 전망이다.

경찰이 혜경궁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김혜경씨라는 부분에 상당 부분 접근했다고는 하지만 트위터 본사가 직접 IP(인터넷에서 해당 컴퓨터의 주소) 등의 확인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트위터 작성자가 누구인지를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 이 지사 트위터에 비슷한 시간대 같은 사진이 올라온 다수 사례, 김씨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바꾼 시점 등 단서를 근거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2016년 7월 중순 분당 거주자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이동통신사 고객 가운데 전화번호 끝자리가 ‘44’인 사람은 김씨가 유일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성남 분당 거주’, ‘여성’, ‘아들을 군대 보낸’, ‘S대 출신’, ‘음악 전공’ 등의 단서도 김씨와 일치하고, 이외에도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증거들이 다수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누군지 찾으려고 그동안 트위터에 올라온 4만여건의 글을 전수 분석해 ‘혜경궁 김씨’와 김혜경씨는 동일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김혜경 씨가 사용했다고 하는 khk631000@gmail.com 계정은,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일정 공유를 위해 비서실에서 만들어 사용한 계정이고, 비서실 직원 여러 명이 비밀번호를 공유하던 계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명의만 김혜경씨로 돼 있을 뿐 실제 사용자는 달랐다는 주장이다. (@08__hkkim) 트위터 계정을 이용해 글을 작성한 인물이 이 지사 본인의 비서실 측근이나 지인일 수는 있지만 김혜경씨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 (@08__hkkim)은 이재명 지사와 새벽 1시 2분에 트위터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부부가 새벽 1시 2분에 트위터로 대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08__hkkim)이 이재명 지사에게 고향을 묻는데, 20년 이상을 같이 산 부부가 고향을 모른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지사 측근이 故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등의 도덕적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되지만 현재 김혜경씨가 받고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는 상당히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죄를 입증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국 트위터 본사가 (@08__hkkim) 회원의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워 로그 기록 정보를 경찰에 제공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김혜경씨 본인이 직접 미국 트위터 본사에 연락해 로그인 기록을 사법기관에 제출하는 방법이다.

이 지사의 법률대리인인 나승철 변호사는 “경찰의 수사결과는 전적으로 추론에 근거하였을 뿐만 아니라 김혜경씨에게 유리한 증거는 외면한 것으로서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며 “수사기관의 기소의견은 그야말로 ‘발췌기소’기 때문에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혜경씨가 08__hkkim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충분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김씨를 19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김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추후 법정공방이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세부적인 판단 결과는 언론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정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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