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에 보상 기회소득부터
청년·베이비부머 위한 기회사다리
북도 기회터전 등 기회 5종 패키지
공론화·정부·국회 정책협의 등 숙제

수도권 내 유일하게 진보 깃발을 경기도에 꽂은 김동연호가 출항 100일을 맞았다. ‘고졸 신화’, ‘경제전문가’ 수식어가 따라오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실사구시(實事求是)와 공명정대(公明正大)’를 핵심 가치로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를 만들기 위해 파격적인 도정 실험에 나섰다. 하지만 여야 동수인 경기도의회와의 협치, 정책 추진을 위한 법제화 등 김동연 지사가 넘어할 산이 적지 않다. 민선 8기 경기도의 100일을 돌아보고 풀어야 할 숙제, 방향 등을 짚어본다.

지난 8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민들과 함께 도담소에서 도민소통 간담회가 열리는 행궁동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맞손동행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지난 8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민들과 함께 도담소에서 도민소통 간담회가 열리는 행궁동으로 걸어서 이동하는 맞손동행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경기가 기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 당시 ‘기회’를 양극화, 저성장, 저출생 등 사회에 만연한 문제의 해소방안으로 꼽았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입에 물고 태어난 수저 색깔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사회통합과 포용도, 경제와 사회의 역동성도 모두 ‘기회’라는 키워드와 연결돼 있다"며 "경기도를 ‘기회수도’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기 5대 기회 패키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회 패키지는 구체적으로 ▶기회소득 ▶기회사다리 ▶기회안전망 ▶기회발전소 ▶기회터전 등이다. 이중 기회소득은 최근 급부상하는 김 지사의 시그니처 정책이기도 하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만 시장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예술인, 장애인 등에 일정액을 지급하는 개념인데 이는 ‘조건부’ 선별 지급인 만큼, ‘무조건’ 보편 지급인 이재명 전 지사의 ‘기본소득’과는 결이 다르다.

김 지사는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청년들과 그동안 정책 대상에서 소외됐던 430만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기회사다리’를 두겠다고도 했다.

사회진출 과정에서 균등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외연수 지원 같은 청년 맞춤형 정책 패키지를 지원하고, 베이비부머에게는 일자리 연계 지원 등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아동, 어르신, 장애인 등에 대해 돌봄 강화, 일자리 지원, 자립, 보건의료서비스 지원 등 촘촘한 복지정책으로 ‘기회안전망’을 세운다.

도가 ‘기회발전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먹거리인 반도체·미래차·바이오·AI·빅데이터 등 글로벌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수소경제 실현과 RE100 선도, G-펀드 조성 맟 생태자원과 평화의 중심인 경기북부 성장 허브 발전 등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도는 옛 경기도청 부지에 ‘사회혁신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소셜벤처와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 경제, 마을 공동체, ESG 등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며, 문화와 예술, 체육, 콘텐츠를 접목해 ‘기회터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불균형과 중첩규제로 소외됐던 경기북부를 ‘기회의 땅’이라고 명명하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도는 북부청사에 ‘총괄기획 태스크포스(TF)팀’과 ‘협치·공론화TF팀’을 구성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 위원회 운영 업무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 이어 정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기본계획 및 비전 수립에 관한 용역’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각종 난관이 산적해 있다.

기회소득이 예술인, 장애인 등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객관적인 지표가 수반돼야 한다. 또 ‘김동연표 기회소득’이 되기 위해선 선별 지급으로 궤를 함께하는 각종 정부 지원 정책과의 차별화도 필요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경우, 주민투표 추진과 관련 법률 제정이 이뤄져야 하는 탓에 정부와 국회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포함해 ‘정부 조직 축소’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공무원 확충, 기관 신설 등이 필연적인 ‘경기북도 신설’에 힘을 실어줄지는 미지수다.

이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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