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선수 6명, 중부일보에 의혹 사실확인서 전달… 숙소생활 안해도 매달 꼬박꼬박 내야
스승의날때 감독 상품권·시계 선물… 오선수 "그렇게 말했다면 할말없다"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주역 인천시청 여자 핸드볼팀 오영란 선수가 팀 선수들이 낸 식비 등을 횡령·전용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6일 인천시청 소속 6명의 전·현직 선수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실 확인서를 중부일보에 전달하고 오 선수의 전횡을 폭로했다.
사실 확인서에는 ‘매달 선수 1인당 30만 원이 넘는 식비를 오 선수 개인 통장으로 송금했지만 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없다’, ‘숙소 생활을 위해 장을 볼 때 이 돈으로 오 선수 개인 생필품까지 결제했다’, ‘선수들과 상의 없이 스승의 날이나 명절 때마다 감독님에게 100만 원 상당의 상품권과 30만 원 짜리 시계를 식비로 사 선물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도 ‘국가대표 차출이나 부상으로 몇달 동안 숙소 생활을 하지 않아도 매달 식비를 꼬박꼬박 내야 했다’, ‘매일 몸 풀기 운동 명목으로 1인당 3만 원을 내고 축구를 했고, 그렇게 모은 돈을 오 선수가 관리했지만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없다’ 등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 전·현직 선수들은 오 선수의 이 같은 전횡이 5년 이상 계속됐고, 향후 불이익 등을 걱정했지만 인천 핸드볼 발전을 위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인천시청 여자 핸드볼팀 선수들의 연봉은 인천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인천시체육회를 거쳐 선수들에게 월급 형식으로 지급된다. 연봉에는 식비가 포함돼 있지만 따로 입금되고 있다.
선수들은 식비가 입금되면 오 선수의 개인통장으로 계좌이체하고, 식비는 오 선수가 혼자 도맡아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청 소속 선수 A씨는 "지금까지 식비 등 공금 지출에 대한 언급이나 확인도, 결산도 없었다"며 "오 선수 본인이 필요한 식재료, 생필품 등을 공금으로 결제하고 집으로 가져갔다"고 전했다.
전 소속 선수 B씨도 "식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장부를 공유하지 않았고, 궁금해 보려하면 ‘왜 보려고 하냐’고 했다"며 "이 때문에 상품권과 시계 등도 감독님께 실제로 전달됐는지 선수들은 모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 선수는 의혹에 대해 일부 시인을 하면서 "선수들이 그렇게 말했다면 할 말이 없다"며 "식재료 구입은 개인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이후 통장에 있는 식비로 카드 값을 결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품권과 시계 등은 실제로 감독님께 전달하지는 않았다"며 "장을 볼 때 개인적으로 필요한 생필품을 함께 결제했고, 그 돈은 나중에 메워 놨다"고 털어놨다.
한편 전·현직 선수들은 오 선수의 식비 횡령·전용 외에 갑질·성희롱 발언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정민교·이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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