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 여자핸드볼팀 전·현직 선수들 카톡 파일 추가제보
수시로 휴대전화 결제시스템 통해 선물...성적 수치심 느낄말도 서슴없이 내뱉어
오영란 선수 "팀 위해 했던 것… 갑질 주장 이해 안돼"

인천시청 여자 핸드볼팀 선수들의 공금을 횡령·전용했다는 의혹(중부일보 6월 17일자 1면 보도)의 당사자인 오영란 선수가 ‘갑질·성희롱’을 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상습적으로 금품을 강요했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17일 인천시청 소속 전·현직 선수들은 그동안 오 선수가 선물을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질’과 성희롱을 했다고 밝혔다.

전·현직 선수들이 중부일보에 제보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캡처 파일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해 준다.

캡처 파일에는 오 선수가 노골적으로 선물을 강요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 선수의 지갑에서 현금을 마음대로 빼 갔다는 내용의 글과 또 다른 선수가 가지고 있던 백화점 상품권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해 하는 오 선수의 글도 있다.

자켓을 선물받고 맘에 들지 않는다며 고가의 롱패딩으로 바꿔달라고 했고, 노트북을 사는데 돈을 보태라고도 강요했다.

‘선물을 왜 안 보내냐’는 오 선수의 독촉에 한 선수는 ‘돈이 없다’고 답변하자, 오 선수는 ‘카드’라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로 다수의 선수들이 오 선수에게 수시로 휴대전화 결제시스템을 통해 선물을 보냈다.

선물 강요 등 ‘갑질·성희롱’ 의혹의 당사자인 인천시청 핸드볼팀 오영란 선수와 후배 선수가 주고 받은 대화 내용(캡처).
선물 강요 등 ‘갑질·성희롱’ 의혹의 당사자인 인천시청 핸드볼팀 오영란 선수와 후배 선수가 주고 받은 대화 내용(캡처).

유명 브랜드 커피 교환권, 백화점 상품권, 옷, 베게, 사진 출력기, 화장품, 보조배터리, 텀블러, 여행용 양초 세트, 이어폰, 도넛, 피자, 치킨, 젤리, 아이스크림 등 수만 원에 달하는 선물을 보냈다.

선수들은 선물 강요 뿐 아니라 개인적 용무까지도 강요받아 대신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현 인천시청 소속 선수 A씨는 "돈을 주지도 않고 간식을 사오라 했고, 딸의 e스쿨을 대신 하게 하고 문제·숙제까지 풀게 했다"며 "자신의 집 빨래를 숙소로 가져와 세탁을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전 소속 선수 C씨는 "우울하다, 휴가니까, 생일이니까 등을 이유로 선물을 사달라 했고, 선수들은 이를 거부할 수 없었다"며 "워낙 차이가 크고, 국민 영웅으로 불려온 선배라 대다수의 후배 선수들은 모든 걸 감수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들 전·현직 선수들은 오 선수의 성희롱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 선수가 주말 외출을 앞둔 선수들에게 ‘남자친구랑 뭐 할꺼냐’, ‘차에서는 ○○○를 하지 말아라’, ‘임신해서 숙소에 들어오지 마’ 등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오 선수는 "팀을 위해서 했던 건데 어떤 게 갑질인 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어떤 선수들이 어떤 제보를 왜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껏 쌓아온 경력이 있는데,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수들의 공금으로 감독에게 수차례 1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과 30만 원짜리 시계 등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오 선수는 "감독에게 전달한 적이 없다"고 한 반면 해당 감독은 "시계는 받지 않았고, 상품권은 올해 초까지 세 차례 받았지만 오 선수에게 다시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정민교·이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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