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 2일 새벽 대역전… 8천913표차 당선
민선8기 김동연號 가시밭길 예고… 31개 시 군 중 22곳 국힘 단체장
파란색 일색 4년만에 대폭 물갈이… 도의회 민주78석·국힘 78석 동수
합의 없인 집행부 사업 추진 난항
경기도의 색깔이 달라졌다.
불과 4년 만이다.
2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수원·파주·광명·부천·안양·화성·안성·시흥·평택 등 9개 시장을 제외하곤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를 거두면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역시 0.15%p, 8천913표 차이에 불과한 초박빙 신승이었다.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며 민선 8기 김동연호(號)를 이끌게 됐지만, 향후 4년 전망은 녹록지 않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모양새여서다.
지난 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압도했던 수도권 광역지방정부 중, 유일하게 경기도만 살아남았다.
수도권매립지, 광역버스·광역철도 등 유기적인 의사소통과 협조가 필요한 수도권 현안 논의 과정에서 경기도가 외딴길에 놓일 가능성이 나온다.
31개 시·군 역시 마찬가지다. 4년 전 파랗게 물들었던 29곳에서 이제 불과 9곳으로 쪼그라들었다.
때문에 민선 7기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도정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년 동안 민주당의 압도적인 강세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경기지역화폐 확대, 재난기본소득 등 도정 핵심 정책들은 이제 쉽게 나올 수 없는 그림이 될 수도 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각종 현안 사업들은 도비와 시·군비 매칭이 이뤄져야 하는데, 당장 절대 다수인 국민의힘 시장·군수가 반대하고 나서면 도가 강제 시행할 수 없다.
각종 조례와 도정 현안에 대한 심의·의결에 나설 경기도의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78석으로 동수를 기록해서다.
민주당이 독식했던 지난 제10대 도의회에선 사실상 이재명 집행부가 결정한 사안에 대해 견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거수기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이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표결로 가게 되면 민선 8기 도 집행부가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민주당의 전국적인 패배 속, 겨우 지켜낸 경기도지사의 자리는 그만큼 더 엄중한 상황에 놓였다. 정치역학구조 상 전국 최대 수도권 지방정부의 수장으로 윤석열 정부와 맞서야 해서다.
이 가운데 김 당선인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성찰이 부족했다. 그것이 대선의 패인 중 하나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고전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며 "민주당의 성찰, 그리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와 개혁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후 첫 일정으로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현충탑을 참배했다. 김 당선인의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다음 주에 20명 이내로 구성돼 20일간 운영될 예정이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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