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돼지 농장을 휩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에 이어 국내에도 상륙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따라 정부는 파주시 발병 농장 돼지를 전부 살처분하고 이틀간 전국에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폐사한 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진됐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위기 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고 발표했다.
이 양돈농장 관리인은 전날 오후 6시께 숨져 있는 어미 돼지 5마리를 발견해 농식품부에 신고했다. 폐사한 돼지는 모두 고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시 연다산동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2천450마리와 이 농장주의 아들이 운영하는 파평면 소재 농장 돼지 1천400마리, 아내가 키우는 법원읍 농장 돼지 850마리 등 모두 4천70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농식품부는 발병 신고를 접수하고서는 살처분과 함께 신고농장의 농장주, 가축,차량, 외부인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도 운영하며 축산차량에 대한 소독조치를 강화했다.
이 농장의 돼지가 어떤 경로로 전염병에 걸렸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함에 따라 우선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첫 발생한 경기도에서 다른 시·도로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하는 긴급조치도 더불어 시행됐다.
아울러 이 전염병 전파 원인으로 알려진 남은 음식물 돼지 급여를 전면 금지하고, 전국 양돈 농가 6천300호에 대해 고강도 예찰을 시행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실·대책본부를 일제히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관리체제에 돌입했다.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 잠복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발생 일주일 정도가 제일 위험한 시기”라면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강조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최대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김재득·김수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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