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부터 장년층까지 안가려… 특정연령 노린 연쇄살인범과 달라
전문가 "범행잔혹 판단 어려워"

재소자 신분카드에 부착된 이춘재 모습. 사진=JTBC 캡처
재소자 신분카드에 부착된 이춘재 모습. 사진=JTBC 캡처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씨가 과거 초등학생마저 살해했다고 자백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씨의 극악무도한 범행 동기에 의문이 쏠린다.

1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기남부청 수사본부는 프로파일러 9명과 수사관 등을 동원해 연일 이씨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범행 동기 관련 진술은 했지만, 아직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수사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최근 이씨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외에도 초등학생을 살해했다고 자백하자, 대상을 가리지 않는 그의 범행 동기에 의문이 실린다.

이씨는 1989년 7월 7일 화성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A(8)양이 실종된 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털어놨다.

A양은 사건 당일 오후 12시30분께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으며, 같은 해 12월 A양이 실종 당시 입고 나갔던 치마, 메고 있던 책가방이 인근에서 발견됐다.

A양의 시신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씨의 범행이 다른 연쇄살인범의 특징과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쇄살인범들은 특정 연령대만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지만, 이씨는 초등생부터 70대 여성까지 연령대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쇄살인’이란 표현이 쓰여지게 한 1970년대 최악의 범죄자 ‘테드 번디(미국)’도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유재두 목원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연쇄살인범의 범행 대상을 분석하면 성인이면 성인, 아동이면 아동 등 연령대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게 대부분”이라며 “반면 이씨는 초등생부터 장년층을 가리지 않고 모두 살해했다고 자백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씨의 특수한 성향이라기보다는 당시 화성지역 인구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면서도 “이씨의 범행이 워낙 잔혹하고 많기 때문에 섣불리 범행 동기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이 사건과 화성연쇄살인사건 외에도 1987년 수원 화서역 인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1월 청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 같은해 3월 청주에서 발생한 가정주부 살인사건 등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정성욱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